여름 내내 저를 살려준 창문형 에어컨 두 대. 이제 슬슬 안녕할 시간입니다. 🍂
(라고 썼는데 10월에도 낮엔 켜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아래에서 다시 하겠습니다 🫠)
그런데 여기서 모두가 한 번은 멈칫하죠.
“이거… 떼야 하나?” 🤔
떼자니 다시 다는 게 일이고, 두자니 겨울 내내 창문에 구멍 뚫어놓은 기분이고. 저도 며칠 고민하다 결론을 냈습니다. 안 떼기로 했어요.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대신 뭘 했는지 정리해봅니다.
🌞 먼저, 올여름 정산부터
저희 집은 건물 꼭대기층입니다. 여름엔 위에서 굽고 옆에서 찌는 구조예요. 🔥 그런 집에서 에어컨이 고장 났으니 어떤 심정이었는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급하게 파세코 창문형을 거실에 하나, 방에 하나. 그렇게 두 대로 여름을 났습니다. 폭염 때는 동굴풍으로 계속 돌렸고요.(물론 전기세는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만족했습니다. 내년 여름에도 그대로 쓸 거고요. 그래서 더더욱 마무리를 잘해야 했습니다.
💧 제습제를 붙여가며 썼습니다
이건 시즌 시작할 때부터 해온 건데,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어요.

6월에 4세트짜리로 주문해서 여름 내내 썼습니다
7~10일에 하나씩 붙이고 갈면서 한 시즌을 났어요. 뜯고 붙이고, 다 되면 갈고. 딱히 번거로울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시즌 끝나고 열어봤는데…
너무 깨끗한 겁니다. 😳
먼지도 거의 없고, 냄새는 아예 없어요. 에어컨 시즌 마감이라고 하면 보통 곰팡이 냄새랑 씨름하는 그림인데, 그런 게 없었습니다.
🪟 창문형이 유리한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구조 덕이더라고요.
스탠드형이나 벽걸이형은 실내에 붙어 있어서, 냉방 중 생긴 응축수가 호스를 타고 나가거나 내부에 머뭅니다. 그 습기가 곰팡이와 냄새의 원인이 되고요.
그런데 창문형은 본체 절반이 창밖에 걸쳐 있습니다. 물기가 바깥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마르는 구조예요. 따로 물을 빼주거나 배수 호스를 관리할 일이 없습니다. 여름 내내 한 번도 물 처리를 한 적이 없어요.
여기에 제습제까지 붙여뒀으니 내부가 깨끗할 수밖에요. 🎉
🧹 그래서 마무리는 이것만 했습니다
특별한 건 없습니다. 오히려 할 게 없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예요.
① 필터 청소 빼서 먼지 털고, 물로 헹구고, 완전히 말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완전히예요.
② 본체 닦기 겉면이랑 손 닿는 곳 위주로 깨끗이. 토출구 쪽도 마른 천으로 한 번 훑어줍니다.
③ 물기 완전 제거 이게 진짜 핵심입니다. 젖은 상태로 덮으면 그동안 잘 관리한 게 다 물거품이에요. 송풍으로 한참 돌려서 속까지 말리거나, 최소 하루는 열어두고 자연 건조하세요.
④ 전원 분리 안 쓸 거니까 콘센트는 뽑아둡니다. 대기전력도 아끼고요. 🔌
🧵 그리고 커버를 씌웁니다
떼지 않기로 한 이상, 겨울 내내 그냥 두면 두 가지가 걱정됩니다. 먼지와 외풍이요.
그래서 커버를 주문했습니다. “더자리 착붙 줄누빔 먼지 차단 창문형 에어컨 커버” — 이름이 아주 길죠. 색은 밀키카키랑 밀키페일블루 두 개 골랐습니다. 어차피 거실이랑 방에 각각 씌울 거라 하나씩요. 🎨




줄누빔이라 도톰해서 먼지 차단은 물론이고 단열도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어요. 창가는 겨울에 은근히 찬 공기가 들어오는 자리니까요.
😐 그런데 씌우고 나니… 너무 밋밋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씌워놓고 한 발 물러서서 봤는데,
그냥 큰 덩어리 하나가 벽에 붙어 있는 느낌이에요. 🫥
기능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깔끔하고, 색도 무난하고, 먼지도 잘 막아줄 것 같고요. 그런데 딱 그뿐이에요. 겨울 내내 눈에 들어올 자리인데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그래서 급한 대로 집에 굴러다니던 사과 모양 브로치를 하나 꽂아뒀습니다.

별것 아닌데 확실히 낫습니다. 밋밋한 면에 포인트 하나 생기니까 “덮어둔 물건”이 아니라 “일부러 저렇게 해둔 것”처럼 보여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예쁜 패치를 몇 개 사다가 붙여볼까 생각 중입니다. 누빔 원단이라 바늘도 잘 들어가고, 다림질 패치라면 더 쉬울 것 같고요. 거실용과 방용을 다르게 꾸며도 재밌겠더라고요. 꾸미고 나면 또 올리겠습니다. 🧷
📏 핏은 “딱”까지는 아닙니다
제품명에 **”착붙”**이 들어가 있어서 기대를 좀 했는데, 솔직히 딱 맞지는 않습니다.
살짝 헐렁해서 아래쪽이 조금 뜨고, 모서리도 각이 완전히 잡히진 않아요. 사진에서 보시면 윗면이 약간 울어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그렇다고 못 쓸 정도냐 하면, 전혀 아니에요. 벗겨지지 않고 잘 붙어 있고, 먼지 막는 역할은 충분히 합니다. “완벽한 맞춤”은 아니고 “넉넉하게 잘 덮인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딱 맞습니다.
제 계획은 이겁니다. 한 번 빨아서 건조기에 돌려보려고요. 면 누빔은 세탁하면 조금 줄어드는 경우가 많으니까, 운이 좋으면 그대로 핏이 잡힐 것 같거든요.
⚠️ 다만 이건 아직 안 해본 추측입니다. 누빔 제품은 고온 건조하면 속통이 뭉치거나 누빔선이 울 수도 있어서, 저는 저온이나 송풍으로 짧게 먼저 돌려볼 생각이에요. 결과는 해보고 알려드릴게요.
🥵 그런데 10월에… 또 덥습니다
이 글의 가장 큰 반전입니다.
커버를 다 씌워놓고 흐뭇해하고 있는데, 요즘 날씨가 영 계절을 못 따라오네요. 10월인데 낮에는 아직도 에어컨을 켜게 됩니다. 🫠
그러니까 지금 상황은 이렇습니다.
- 여름 마무리 완료 ✅
- 깨끗이 닦고 말림 ✅
- 커버 씌움 ✅
- …다시 벗겨야 할 수도 ❓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죠. 😇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이건 별로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벗기고 씌우는 게 전혀 번거롭지 않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쓱 내리고, 쓱 올리면 끝이에요. 30초도 안 걸립니다.
접어두면 부피도 거의 없어서 서랍 한 칸이면 들어가고요. 그러니 날 더우면 벗기고, 쌀쌀해지면 다시 씌우고.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면 됩니다.
오히려 **”애매한 계절에는 이게 정답”**인 것 같아요. 에어컨을 떼버렸으면 다시 달 수도 없는데, 커버는 입혔다 벗겼다 하면 되니까요. 안 떼기로 한 결정이 여기서 한 번 더 득을 봤습니다. 👍
🔒 창문은 어떻게 하느냐고요?
여기가 많이들 궁금해하는 부분일 텐데, 저희 집은 간단합니다.
어차피 2중창이에요.
에어컨은 안쪽 창에 물려 있으니, 바깥쪽 창을 꽉 닫고 잠가버리면 끝입니다. 그러면 에어컨 본체와 바깥 사이에 창 하나가 통째로 막혀 있는 셈이 되죠. 외풍도, 벌레도, 빗물도 걱정할 게 없습니다. 🙆
단창이신 분들은 사정이 다를 수 있어요. 그 경우엔 에어컨 주변 틈새를 우레탄폼 테이프나 문풍지로 한 번 더 막아주시는 게 좋습니다. 창문형은 본체와 창틀 사이에 미세한 틈이 생기기 마련이라, 겨울엔 그 틈으로 찬 공기가 들어옵니다.
📌 떼는 게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솔직하게 짚고 갑니다. 제가 안 떼는 쪽을 골랐다고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에요.
떼는 게 나은 경우
- 겨울에 그 창문을 자주 열어야 하는 구조
- 단창이라 틈새 외풍이 심한 집
- 창이 작아서 에어컨이 채광을 많이 가리는 경우
- 보관할 공간이 넉넉한 집
안 떼도 되는 경우
- 2중창이라 바깥 창으로 차단이 되는 집 ← 저요 🙋
- 겨울에 그 창을 안 여는 구조
- 재설치가 번거롭거나 기사 불러야 하는 상황
- 12kg 넘는 물건을 어디 둘지 막막한 집 (…)
저는 후자라 고민이 짧게 끝났습니다.
✅ 정리하면
- 시즌 중 제습제를 붙여뒀더니 마감할 때 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게 제일 큰 수확이에요.
- 창문형은 물기가 바깥으로 자연 건조되는 구조라 냄새·곰팡이 걱정이 덜합니다.
- 잘 닦고 완전히 말린 뒤 커버를 씌우는 게 핵심. 젖은 채로 덮으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 2중창이면 굳이 뗄 필요 없습니다. 바깥 창 닫고 잠그면 끝이에요.
- 커버 핏은 “딱”보다는 “넉넉히 덮임”. 기능엔 지장 없지만 기대치는 조절하세요.
- 밋밋한 게 신경 쓰이면 브로치나 패치 하나면 분위기가 삽니다. 🍎
- 벗기고 씌우기가 30초라, 애매한 날씨에도 부담 없습니다.
이렇게 올여름 에어컨은 정리 완료… 라고 쓰고 싶은데, 아직 낮에는 다시 켜고 있습니다. 🙃
진짜 겨울이 오면 커버를 쭉 씌워두고, 꾸미기도 좀 해보고, 세탁 후에 핏이 잡히는지도 확인해볼게요. 그때 후속편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여름, 다시 만나요 ❄️
※ 직접 사서 쓴 경험이며, 협찬이나 대가는 일절 없습니다. 제품 사양과 가격은 2026년 10월 기준입니다.
